분석 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 Jung)은 '우린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공간에서 태어난다. 오래 묵은 와인처럼 우린 우리가 태어난 해와 계절의 특성들을 갖는다.' 고 했습니다. 즉, 개인이 태어난 순간에 하늘의 별들이 어떻게 위치했으며 또한 서로 어떠한 양상으로 맺어져 있었는지가 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에서 출발해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별들의 위치, 즉 별자리에 따라 개인의 기질과 특성은 물론 건강과 직업 등 전반적인 운명을 해석하는 것이 네이탈 점성학(Natal Astrology)입니다.
개인의 태어난 시간을 기점으로 출생 천궁도를 작성해서 그가 갖고 있는 운명을 연구하는 분야인 것입니다. 그만큼 점성학은 그 체계가 동양의 사주명리학 만큼이나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결코 가볍게 생각할 분야는 아닙니다. 또한 각각의 주안점에 따라 다른 분야의 학문과 연결되어 발전하기에 분야도 다양합니다. 국가나 사회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천변 점성학>, 지진이나 홍수를 특별히 연구하는 <점성 기상학>, 점성학과 경제를 결합한 <점성 경제학>, 점성학과 의학을 결합한 <점성 의학> 등이 있습니다.
네이탈 점성학은 기본적으로 '자신, self'에 대한 것입니다. '내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만나는 남자는 사수자리인데 우린 행복할까?' '나는 어떤 이성을 만나야 하는가?' '이번 달 내 운은 어떨까?'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자기 자신에 맞게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점성학을 존중했던 융은 출생 천궁도가 개인의 심령적 원형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점성학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은 물론이고 자신의 꿈, 무의식의 세계, 정신적인 한계 등도 파악하게 해 줍니다. 물론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네이탈 점성학의 기본 뼈대인 태양 사인은 물론이고 달 사인, 8개 행성 각각의 사인, 상승궁, 10 하우스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점성학의 기원
멀고 먼 옛날, 그것이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대인들 중에는 일부 뛰어난 사람들이 지상에 홍수나 가뭄 등과 같은 천재지변이 생기는 것과 별들의 움직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하늘을 관찰하면서 다양한 천문 현상들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이 초기의 천문 점성술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문헌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칼데아(Chaldea)인의 것입니다. 칼데아 인은 셈족의 한 지류인데 셈족은 서기 전 5천 년경에 4대 문명 발생지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최초의 농경사회를 이룬 사람들입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그 후 수메르 도시국가, 아카드 왕국, 고 바빌로니아 제국이 부흥했고 서기 전 1세기에는 아시리아 인이 침입해서 그 후 약 4백 년을 다스렸습니다. 그때 아시리아 인들은 인류 문명의 보고인 바빌로니아의 서판들을 보관했는데 천문 점성학에 대한 기록들도 여기에 포함되었습니다. 칼데아의 천문 점성술사들은 지배 계급인 사제들이었는데, 기록된 문헌들을 바탕으로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서 천체도를 작성했고 천채도에 따라 전쟁이나 가뭄, 풍년 등의 가능성을 예측해서 군주에게 보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칼데아 시대를 서양 점성학의 기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전 점성학과 현대 점성학의 차이
천문학과 점성학은 17세기 말까지는 혼용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현대 천문학의 아버지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는 수학자이자 점성학자였습니다. 현대 점성학의 아버지는 알런 레오(1896-1917)입니다. 17세기 말에 천왕성이 발견되었고 19세기 중반에 해왕성이 발견되어 점성학에 포함되었습니다. 고전과 현대를 가르는 차이점은 바로 이 3개의 행성의 발견입니다. 최근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되었지만 현대 점성학에서는 아직도 태양계를 돌고 있는 중요한 행성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고전 점성학은 운명론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사건이나 주제를 다루며 토성, 목성,화성, 태양, 금성, 수성, 달의 일곱 개의 행성만을 고려합니다.
반면 현대 점성학은 개인적인 성향, 기질, 능력, 성품 등을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고전에서 다루는 일곱 개의 행성 외에도 천왕성과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까지 다룹니다. 점성학 공부나 점성술을 배운다고 하면 정말 귀찮게 따라다니는 질문이 있습니다. '고전이냐, 현대냐?'라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십시다.
지금도 우주에서는 별들이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지요. 그렇게 점성학은 오래도록 다듬어서 지금까지 내려온 학문입니다. 고전의 기법이나 이론 없이 어떻게 현대 점성학을 논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변하는 시대 상황에 과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학문의 가치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을까요?
출생 천궁도와 출생 차트
한 사람이 출생했을 때 태양과 별(행성)들이 각각 어느 위치에 있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전반적인 운명과 성격 및 기질이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태양과 별들의 위치를 알아야 하는데 이렇게 한 개인이 태어났을 때 태어난 장소에서 바라다본 별들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 출생 천궁도(Natal Horoscope)입니다. 이 출생 천궁도를 알기 쉽게 2차원 평면으로 옮긴 도표가 출생 차트(Natal Chart)입니다. 이 출생 차트를 읽으려면 우선 열 두 개 별자리의 고유한 사인(Sign) 기호와 열 개의 행성 기호, 열 두 개의 하우스, 그리고 좌상(Aspect)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점성학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곧 다가 올 물고기자리 토성 시대 예측 (0) | 2023.02.27 |
---|---|
태양 별자리와 상승 별자리 (0) | 2022.12.16 |
지금은 물병자리 바람의 시대 (0) | 2022.12.06 |
댓글